중국이 AI 패권을 쥘 것이라는 젠슨 황의 경고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현 추세라면 AI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길 수 있다”고 경고하며 서방의 과도한 규제와 냉소주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 50개 주가 각자 규제를 만들면 ‘50개의 새로운 규제’가 생긴다며 기술 발전에는 더 많은 낙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데이터센터 전기요금을 사실상 보조해 자국산 AI 칩 운용비를 낮추는 점도 경쟁 구도의 변수가 된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칩이 성능·효율에서 앞서지만, 에너지 보조금이 비용 격차를 상쇄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 등에 에너지 보조금을 확대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최첨단 칩의 대중 수출 금지 기조를 재확인한 직후라 발언 파장이 커졌다. 황 CEO는 지난달 GTC에서 “미국이 이기려면 중국 시장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며 대중 판매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의 논리는 중국의 미국 기술 의존도를 유지·심화시켜 미측 우위를 지탱하자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첨단 칩은 미국 외 누구도 보유 못 하게 하겠다”며 수출 개방을 일축했다. AI 패권 경쟁의 핵심 쟁점이 ‘규제 설계’와 ‘시장 접근’ ‘에너지 비용’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한때는 해상 패권을 움켜쥔 대영제국은 다양한 규제로 인해 네덜란드와 미국에게 금융시장에 뒤늦게 진입하게 되는 실수를 범했다.

해상 패권을 쥐기 위한 영국 전략: 항해조례
17세기 영국은 해상 패권 확보를 위해 항해조례라는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시행했다. 이 조례의 핵심은 영국과 식민지 간 무역을 영국 선박과 영국인 선원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었다. 당시 유럽 해상 무역을 장악하고 있던 네덜란드 등 경쟁국의 중계무역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영국은 자국의 해운업과 무역을 독점적으로 보호하려 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 유효했다. 항해조례로 인해 영국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영국 정부와 민간 자본은 상선뿐만 아니라 군함 건조에도 적극 나서면서 조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생산 규모도 확대되었다. 이는 영국이 해상 군사력과 상업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토대가 되었다. 항해조례의 영향은 조선업에만 그치지 않았다.
해상 무역량이 증가하면서 선박과 화물의 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따라 해상 보험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했다. 17세기 런던은 세계 해상 보험 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했으며, 로이드(Lloyd's)와 같은 전문 해상보험 기관이 설립되어 선박 안전성과 보험 계약의 신뢰성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위험 관리 시스템은 해상무역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금융시장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항해조례는 또한 국제 정치 지형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네덜란드는 자국의 중계무역이 막히자 영국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1차와 2차 영국-네덜란드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들을 통해 영국은 해상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고, 점차 세계 해상 무역의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업의 발전, 해상 보험 산업의 성장, 그리고 해군력 강화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면서 영국은 17세기 말에 이르러 명실상부한 해양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엄격한 규제로 인해 금융 사업에 뒤처지다
항해조례가 영국의 해운업과 조선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엄격한 규제 정책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무역과 해운에 대한 강력한 통제는 자유로운 상업 활동과 금융 혁신을 제약했고, 이는 오히려 경쟁국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네덜란드다. 영국의 항해조례로 타격을 받은 네덜란드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의 길을 선택했다. 암스테르담은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증권거래소를 개장했고, 주식회사 제도를 도입하여 대규모 자본을 효율적으로 동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명적인 금융 혁신이었으며, 네덜란드가 제한된 무역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기술적 혁신도 뒤따랐다. 네덜란드는 플류트선(fluyt ship)이라는 저비용 고효율 화물선을 개발했다. 이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적은 선원으로 운용할 수 있었고, 화물 적재 용량은 더 커졌다. 건조 비용도 저렴해 경제성이 뛰어났다. 플류트선의 등장은 해상 운송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고, 네덜란드가 영국의 규제 속에서도 무역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국이 항해조례를 통해 자국 해운업을 보호하는 동안, 네덜란드는 금융과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만들어냈다. 암스테르담은 17세기 유럽의 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네덜란드의 상업과 금융 시스템은 당대 가장 발달된 형태를 보였다.
이러한 혁신은 영국이 규제에 집중하는 사이 금융 산업 발전에서 뒤처지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었다. 네덜란드의 금융 혁신은 단순히 네덜란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러한 시스템과 노하우는 후일 신대륙으로 전파되어 미국의 상업과 금융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연한 자본 시장, 주식회사 제도, 효율적인 위험 분산 시스템 등 네덜란드가 개척한 금융 혁신의 유산은 훗날 미국이 네덜란드의 식민지 뉴욕을 양도 받으면서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습니다.결국 영국의 항해조례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 영국은 엄격한 보호무역주의로 해운업과 조선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했지만, 그 규제가 만든 틈새에서 네덜란드는 금융과 기술 혁신을 이루며 새로운 형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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