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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무한한 이성을 상상했던 곳에서 나는 다른 어떤 것을, 곧 공학자들이 ‘클루지kluge’라고 부르는 것을 본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예컨대 1970년 4월, 아폴로 13호의 달착륙선에서 이산화탄소 여과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생각해보자. 당시에는 대체 여과기를 승무원들에게 보낼 방법도 없었다. 그때는 아직 우주 왕복선이 발명되기 전이었다. 우주 캡슐을 며칠에 걸쳐 기지로 끌고 올 수도 없었다. 여과기가 없다면 승무원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빤한 일이었다. 우주비행 관제소의 공학자 에드 스마일리Ed Smylie는 당시 상황에 대해 동료들과 의논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밖에 없었다. “우주 캡슐 안에 뭔가 쓸모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궁리를 해봐라.” 다행히 지상 정비원들은 이 과제를 풀 수 있었다. 그들은 비닐봉지와 마분지 상자, 절연 테이프, 양말 한쪽으로 투박한 여과기 대용물을 그럭저럭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세 명의 우주 비행사는 목숨을 건졌다. 그중 한 명이었던 짐 러벨Jim Lovell은 훗날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이 장치가 특별히 멋있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작동했어요.” 모든 클루지들이 목숨을 구하는 것은 아니다. 공학자들은 때때로 재미 삼아 클루지를 만들기도 하고, 어떤 것(예컨대 팅커토이Tinkertoy 장난감으로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또는 제대로 하기가 귀찮아서 클루지를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클루지는 절박한 사정과 뛰어난 책략의 산물이기도 하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주인공 맥가이버MacGyver가 재빨리 도망치기 위해서 절연 테이프와 고무 매트로 신발을 급조하듯이 말이다. 그런가 하면 〈월레스와 그로밋Wallace & Gromit〉에서 자명종과 커피 기구와 머피Murphy 침대로 이어지는 ‘발사와 활동개시launch and activate’ 장치나, 루브 골드버그Rube Goldberg의 ‘간단한 연필깎이’처럼 그냥 웃자고 만든 클루지들도 있다. 이 장치의 경우에는 연에 달린 끈이 작은 문을 들어 올리면 나방들이 나와서 새장을 들어 올리게 되고, 이어서 딱따구리가 나와 연필심이 박힌 나무를 쪼아댄다. 하지만 맥가이버의 신발이나 루브 골드버그의 연필깎이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아마도 가장 기상천외한 클루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인간의 마음은 완전히 맹목적인 진화 과정이 빚어낸 기이한 산물이다. |
출처 : <클루지>, 개리 마커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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