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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세상 식견/청랑 이슈 식견

AI 패권 경쟁으로 사라지는 워라벨, 세종은 어떻게 총력과 균형을 잡았을까

by JWS 2025.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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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에  미중 워라벨이 사라지지만 한국은 반대로 가다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며 장시간 근무가 부활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릴라는 채용 공고에 주 70시간 이상 근무를 명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입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일부 기업은 996 전환 동의자에게 기본급 인상과 지분 2배 등 인센티브를 제시해 ‘총력전 근무’를 제도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유연·재택 중심이던 빅테크 문화도 성과 압박과 출근 회귀로 선회했다. 반면 한국은 ‘주4.5일제’ 논의 등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추진하며 규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의 약 77% 수준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첨단산업 경쟁력을 더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지원·자율’을 표방하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규제·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술경쟁 국면에서 ‘시간의 양’보다 ‘생산성의 질’을 높이는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시간·고성과 모델과 근로시간 단축·삶의 질 모델이 충돌하는 가운데, 제도·문화·보상 설계를 통한 균형점 찾기가 과제가 되고 있다.


세종 조선, 기술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다

15세기 조선은 세계 기술사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이루어냈다. 그 중심에는 세종대왕의 강력한 의지와 국가 주도의 체계적인 기술혁신 체제가 있었다. 특히 금속활자와 화포 제작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의 문화적·군사적 역량을 총동원한 '국가 과업'으로 추진되었다. 태종과 세종 시기, 조선 조정은 주자소를 중심으로 금속활자 제작을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국가 사업으로 육성했다.1420년 경자자, 1434년 갑인자로 이어지는 활자 개발 과정은 단순한 기술 개량이 아니라, 조선이 지향하는 문화국가의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전략이었다. 갑인자 제작 과정은 그 규모와 속도에서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하루 3,500자, 총 20여만 자 이상의 활자가 생산되었는데, 이는 서양의 구텐베르크 인쇄술보다 10배가량 빠른 속도였다.

이러한 생산성은 기술력만으로는 불가능했다. 밀랍 고정방식의 개선, 대나무 충진 기법 등 공정상의 혁신이 끊임없이 이루어졌고, 조판과 인쇄 방식에서도 품질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개선이 계속되었다.
화포 제작 역시 국방이라는 절박한 국가 과제와 맞물려 급속도로 발전했다. 중앙 관청이 직접 주도하여 각종 총통류를 개발하고 대량 생산했으며, 기술진과 장인들은 군사적 긴박성 속에서 화포의 종류와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는 조선이 동아시아에서 화포 기술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야 교대 근무로 만들어진 조선의 결실은?

세종기 기술혁신의 비결은 바로 '총력 체제'에 있었다. 주자소와 화포 제작 현장에서는 주간과 야간을 가리지 않는 3교대 작업이 이루어졌다. 관료, 기술관, 장인, 인부 등 다양한 계층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업하는 사회적 총력전이었다. 동원령에 가까운 인력 투입과 연속적인 공정 운영을 통해, 수십만 자의 활자와 대량의 화포가 단기간에 생산될 수 있었다.이러한 장시간 집중 노동 체제는 가혹해 보일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은 명확했다. 금속활자의 대량 생산은 서적 보급의 혁명을 가져왔다. 유교 경전, 역사서, 의학서, 농서 등 다양한 지식이 인쇄되어 전국으로 보급되면서, 조선은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지식의 대중화는 양반층을 넘어 중인, 평민층까지 학습 기회를 확대했고, 이는 조선 사회 전반의 문화 수준 향상으로 이어졌다. 활자 제작과 화포 주조 과정에서 축적된 금속 가공 기술, 주조 기술, 공정 관리 능력은 조선의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기술력은 이후 천문 관측 기구, 측우기, 해시계 등 다양한 과학 기기 제작으로 확장되었다.
화포 기술의 발전은 조선의 국방력을 크게 강화했다. 다양한 구경과 용도의 총통류가 개발되면서, 조선은 육전과 수전 모두에서 우수한 화기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이는 임진왜란 시기 조선 수군의 승리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대규모 기술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한 경험은 조선의 관료 체제와 행정 능력을 한 단계 높였다. 인력 동원, 자재 조달, 공정 관리, 품질 검수에 이르는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한 노하우는 이후 다른 국가 사업에도 적용되었다. 세종기의 주야 교대 체제는 단순한 노동 강화가 아니라,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혁신 모델이었다. 이는 조선 초기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혁신 가속 모델'로 평가받으며, 한국 기술사에서 빛나는 유산으로 남아 있다. 밤낮없는 노력 끝에 탄생한 금속활자와 화포는 조선이 문화와 국방 양 측면에서 강국으로 우뚝 서는 주춧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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