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피는데 공자도 실수했다
중국 춘추시대의 유학자 공자(孔子)에게는 담대 자우(澹臺子羽)와 재여(宰予)라는 제자가 있었다. 이들이 가르침을 받으러 왔을 때 담대 자우는 외모가 너무 형편없어 재주와 덕이 박할 것이라 짐작했고, 재여는 언변이 고상하고 세련되어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공자는 “용모만 보고 자우한테 실수했고, 말씨만 보았다가 재여한테 실망했다(以容取人乎 失之子羽 以言取人乎 失之宰予)”라고 밝힌 바 있다. 사람 보는데 실수한 공자는 군자가 사람을 쓸 때 구분하는 법을 남겼다. 공자의 인재 구분법을 통해 요즘의 뛰어난 학생을 찾는데 적용해 보자.
급한 약속을 하여 그 신용을 본다
군자가 급하게 약속하면 신하들은 그 약속을 중요시하거나 자기 일 처리에 급급한 나머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도 선생님이 예상치 못하게 평소보다 많은 숙제를 내주어도 다음 수업 시간에 맞춰서 해오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학생들은 선생님이 숙제를 많이 내준 이유를 알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제때 해오는 경우가 많다. 학업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과제에 소홀함이 없고 칭찬받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이 시킨 일에 대한 신뢰가 높고 그것을 따르니 결과도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재물을 맡겨 그 어짊을 본다
군자는 신하가 재물을 탐하면 사리사욕이 앞서 큰일을 그르치는 것을 잘 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일정한 숙제를 내주다 자신의 재량만큼 숙제를 해오라고 주문해보면 학생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숙제량을 스스로 정하게 하면 학생 대부분은 양을 줄이려 들 것이다. 그러나 앞서 하던 양을 유지하거나 더 늘리는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욕구가 노는 것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숙제량을 스스로 정하거나 이를 이행하는 정도를 보고 학업에 열성적인 학생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
위급한 일을 알리어 그 절개를 본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신하들의 절개를 알 수 있다. 선생님이 가르친 방식으로 시험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학생들은 다른 대안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생님이 최선을 다해서 가르쳤다고 받아들인 학생은 시험성적의 하락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낸 뒤 선생님 탓을 하지 않는다. 성적이 나쁘면 선생님 탓, 성적이 좋게 나오면 자신이 잘해서라고 말하는 학생은 일희일비 기분파일 가능성이 크다. 오랜 시간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고 성적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선생님도 최선을 다해서 가르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술에 취하게 하여 그 절도를 본다
신하가 술에 취해도 군자 앞에서 예의를 지킨다는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분별력 있는 자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면 한 달 넘게 놀지도 못했다며 학업을 게을리할 수 있다. 숙제하지도 않고 시험이 끝났다는 핑계를 대며 빈둥거리는 학생들도 있다. 이처럼 학생이 뚜렷한 목표하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지 않고 시험이 끝났다는 이유로 빈둥거리는 습성을 가진 학생은 성인이 되어서도 큰일을 해낼 수 없다. 갖은 이유를 대며 무계획적으로 엉뚱한 짓을 하거나 자신의 욕구 충족에만 매달린다면 학업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절제를 본다
신하가 색정에 빠져 공무를 소홀히 하면 군자로서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기에는 남들, 특히 이성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예민해서 꾸미는 데 관심이 많다. 과거보다 남녀 공학 학교가 많아져서 학업은 뒷전인 채 지나치게 이성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자신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 때 이성에 대한 감정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공부 잘하던 친구가 이성 교제에 몰입하면서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성에 관한 관심과 감정을 억누르면서 학업에 매진할 땐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학생 때 순간적인 호기심과 유혹을 이겨내는 등 자신을 엄격히 통제하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급한 약속을 하여 신용을 보고,
재물을 맡겨 그 어짊을 보며,
술에 취하게 하여 절도를 보고,
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절제를 보는 것 등도
공자의 가르침을 교훈 삼아
뛰어난 학생을 구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공자의 사람 구별법 1부도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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