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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인재 식견

역관의 선행이 나라를 구하다

by JadeWolveS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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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와

어느 치킨집 사장은 어린 두 형제가 배가 고파 가게 앞을 서성거리자 무료로 치킨을 대접했다. 그 이후로도 사장은 형제들이 찾아오면 치킨을 무료로 제공하며 선행을 베풀었다. 두 형제는 사장의 은혜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어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지자 치킨집에는 고객들의 주문이 폭주했다. 이처럼 작은 선행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다준다. 개인적인 선행으로 조선을 구한 사례도 있다.

[예부시랑 석성 출처:네이버]

유곽 기녀 도와준 역관 홍순언의 선행

조선의 역관 출신인 홍순언(洪純彦)은 나라의 명을 받고 명()나라로 갔다가 유곽에서 기녀 류국화를 만났다. 홍순언은 단아하고 기품있는 기녀가 슬픔에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고 연유를 물었다. 그러자 기녀는 아비가 국법으로 일주일 전에 처형되었고 장례비를 감당할 수 없어 기녀 방까지 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기녀의 아버지는 남경의 세금을 관리하던 호부시랑이었다. 홍순언은 기녀의 사연을 듣고 딱히 여겨 그녀의 몸값을 대신 치렀다. 기녀는 그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이름을 알려달라 간곡히 청했다. 홍순언은 기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주고 유곽을 나왔다. 조선으로 돌아온 홍순언에게 고난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금을 썼다는 이유로 역관의 지위를 잃었고, 변방에서 노역하라는 명을 받아야 했다. 거기다 식솔들은 관노가 되었다. 유곽에서 생판 모르는 기녀의 안타까운 사연만 믿고 공금까지 사용하는 바람에 가족들까지 고행길로 몰아넣은 것이다.

 

조선의 골칫거리 종계변무(宗系辨誣) 해결

방계출신 임금인 선조는 자신의 신분으로 인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출신을 타계할 자구책으로 종계변무(宗系辨誣)를 택했다. 종계변무란 종가 혈통의 사리를 따져 억울함을 밝힌다는 뜻이다. 고려 말 1390(공양왕 2) 이성계(李成桂)의 정적이던 윤이(尹彛이초(李初)가 명나라로 도망갔다. 그들은 이성계를 타도하려는 목적으로 공양왕이 고려 왕실의 후손이 아니고 이성계의 인척이라 한 적이 있다. 이때 윤이 등은 이들이 공모해 명나라를 치려고 한다면서, 이성계의 가계에 관해 고려의 권신 이인임(李仁任)의 후손이라고 한 일이 있었다. 조선 왕조 선대왕들은 명나라에 요청해 잘못된 족보를 고치기를 원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마음이 급해진 선조는 역관들을 파병하여 예부시랑 석성(石星)을 만나려 했다. 그러나 석성은 다른 역관은 만나지 않고 홍순언이란 역관만 찾았다. 조선에서는 급히 홍순언을 파병했다. 석성을 잘 알지도 못한 채 명나라에 온 홍순언은 석성 옆에 류국화가 함께 있는 것을 보며 놀랐다. 유곽에서 구해준 류국화가 예부시랑 석성의 아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선행을 베푼 덕분에 홍순언은 석성의 도움을 받아 종계변무를 잘 마무리하고 조선으로 금의환향했다.

임진왜란에 명군의 파병 승낙받아

임진왜란 발발 한 달이 되지 않아 선조는 한양을 내어주고 의주로 도망갔다. 사방에서 왜의 공격을 받자 조선 정부는 명나라의 군사적 지원이 절실했다. 긴급한 상황에 홍순언은 역관의 큰 임무를 맡고 명나라에 갔다. 그러나 명 조정은 조선이 왜군의 앞잡이가 되어 명나라를 치러 온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군사적 지원을 망설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홍순언은 마침 병부상서 자리에 오른 석성에게 조선을 도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석성의 도움으로 조선은 명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홍순언의 선행이 조선의 골칫거리를 두 번이나 해결해준 셈이었다.

 

조선의 역관 홍순언은 불쌍한 유곽 기녀를 도와준 선행을 펼치다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홍순언 선행의 인연은 위기의 조선을 두 번이나 구할 수 있었다.
누군가가 펼치는 작은 선행이 받는 사람에게는 크게 느껴지는 법.
기부 잘하는 기업의 매출이 경쟁 기업보다 높다는 통계가 있다.
선행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 인간 사회를 살맛 나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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