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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세상 식견/청랑 이슈 식견

중국 유치원생 납중독이 떠올린 미나마타병의 그림자?

by JWS 2025. 7. 16.

 

현대판 미나마타병

최근 중국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 유치원에서 약 200여 명의 원생이 급식 조리 과정에 사용된 미술용 물감으로 인한 납중독에 시달린 사실이 드러났다. 시 당국은 최초 조사 결과를 축소·은폐하려 했고, 현지 병원 검사 결과와 인근 시안 병원 검사 결과 간 혈중 납 농도 차이가 수십 배에 달한다고 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 부모는 딸의 혈중 납 농도가 시 병원 검사에서는 기준치 이하였으나 시안 검사에서는 기준치의 4배가 넘는 232㎍/ℓ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납중독은 어린이의 경우 뇌와 중추신경계에 비가역적 손상을 일으켜 인지력·주의력 저하와 성장 지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부모들은 자녀를 베이징이나 상하이로 옮겨 더 정밀한 진단을 받게 하는 등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유치원 급식 조리 과정에서 비식용 물질이 사용된 정황과 이를 숨기기 위한 외부 유출 차단 시도가 폭로되며 여론의 공분이 커졌다. 이러한 민간 불신 속에 당국은 이번 사건을 성(省) 급으로 격상해 중앙 정부 차원의 조사팀을 파견하고 전문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일본에서도 폐수 방출로 주변 자연과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준 사례가 있었다.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납중독 사건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유치원생. [중국 매체 지무뉴스 캡처]

산업 폐수에 자연부터 병들다

1956년 미나마타병은 치소(Shin Nihon Chisso) 공장이 1932년부터 1968년까지 메틸수은 촉매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미나마타만에 무단 방류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폐수 속 유기수은은 해양 미생물에 의해 더욱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전환된 뒤 어패류 및 먹이사슬 전반에 걸쳐 생체축적(bioaccumulation)·생물농축(biomagnification)되어, 근해 생태계를 심각히 오염시켰다 . 오염수 방류 지역에서는 어류와 갑각류의 대량 폐사는 물론 ‘춤추는 고양이병’이라 불린 고양이들의 경련 현상과 까마귀 떼의 급락 등 생태계 교란이 목격되었다. 해산물을 주식으로 해온 어민들과 연안 주민들은 이 같은 전조를 인식하지 못한 채 수십 년간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갔다.

미나모토병을 앓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원인모를 병으로 고통받다

1956년 4월 21일, 치소 공장 부속병원에서 5세 소녀가 걷기·말하기 장애와 경련을 호소하며 처음 진료를 받았으나 의료진은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틀 뒤 같은 증상을 보인 여동생의 입원 소식과 이웃 어린이들의 유사 증상 보고가 잇따르자, 환자 수는 급증했고 주민들은 원인불명의 ‘괴질’에 공포를 느꼈다. 치소 부속병원장 호소카와 하지메는 1956년 5월 1일 미나마타 보건소에 이 병이 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불명의 질환임을 공식 보고하며 첫 공식 인지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주민들은 점차 심해지는 어지럼·감각마비·언어장애 등 신경학적 손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고, 이 병은 수년간 ‘미스테리 질환’으로 불리며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피해를 키워갔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는 결국 누구를 죽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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