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출현 바둑이 가진 개성과 기풍이 퇴색 시키다
이세돌은 2016년 알파고와의 5번기가 ‘인공지능 충격’의 출발점이었고, 진짜 지각변동은 이후 챗GPT 등 생성형 AI가 일상과 일을 파고들면서 현실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4국의 백 68수처럼 ‘정수’가 아닌 버그 유도 수로 얻은 1승이 자신의 바둑 철학과 충돌했고, 알파고가 최소 격차 승리를 설계한다는 점을 뒤늦게 체감했다고 말했다. 알파고 이후 프로들은 AI를 ‘정답지’로 삼아 초반부터 수순을 따르게 되었고, 그 결과 개성과 기풍이 옅어져 바둑의 예술성이 퇴색했다고 진단한다.
한국 사회·기업의 보수성과 절박함 부족으로 알파고와 챗GPT가 던진 경고를 두 번 놓쳤다며, 인재 유출과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프로의 존재 의의가 줄어든 대신 바둑은 유일한 ‘상대와 상호작용하는 추상 전략 훈련’으로서 교육적 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퇴 후 보드게임 창작과 대학 강의로 무대를 옮겼고, 바둑 보급은 게임화·교육화로 우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요컨대 그는 승리보다 ‘사고의 확장’과 신뢰, 그리고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 AI 시대 인간의 역할이라고 정리했다. AI 만큼 과거 철기 보급도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결과가 비슷했다.
철기보급 전차 귀족 몰락 가져오다
춘추시대 이전까지 중국의 전장을 지배했던 것은 화려한 전차를 탄 귀족들이었다. 청동으로 무장한 이들은 전쟁을 하나의 의례이자 귀족적 미학의 표현으로 여겼다. 전차 위에서 활을 쏘고 창을 휘두르는 모습은 단순한 전투 행위를 넘어 고귀한 신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철기의 등장은 이러한 전통적 전쟁 양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철제 무기의 보급은 전차 중심 전술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철로 만든 창과 검은 청동 무기보다 단단하고 예리했으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 많은 병사들에게 보급될 수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철기로 무장한 보병들이 전차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늪지나 산악 지형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전차와 달리, 보병은 어떤 지형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경제적 측면에서도 전차는 더 이상 효율적인 전력이 아니었다. 전차 한 대를 운용하려면 말과 마부, 전사, 그리고 지속적인 유지비용이 필요했지만, 철제 무기로 무장한 보병 여러 명이 전차 한 대보다 훨씬 효과적인 전력을 제공할 수 있었다. 결국 화려했던 전차 귀족들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대규모 보병 중심의 새로운 전술 체계가 등장하게 되었다.
철기문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다
철기의 보급은 단순히 무기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혁을 이끌었다. 철제 농기구의 등장은 농업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증대시켰다. 철로 만든 쟁기와 낫은 더 넓은 땅을 더 효율적으로 경작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는 인구 증가와 잉여 생산물의 축적을 가능하게 했다. 늘어난 잉여 생산물은 전문 군인과 관료, 수공업자를 부양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되었다. 정치적으로는 중앙집권적 국가 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다.
대규모 보병을 동원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행정 조직과 법적 체계가 필요했다. 전국시대 각국의 변법(變法) 운동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한 것이었다. 상앙의 변법, 오기의 개혁 등은 모두 철기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통치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였다.사회 계층 구조도 근본적으로 재편되었다. 혈연과 전통적 신분에 의존했던 귀족 사회는 능력과 공적을 중시하는 관료제 사회로 변모했다. 철기로 무장한 평민 출신 장군들이 등장하고, 상업과 수공업으로 부를 축적한 신흥 세력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법가사상의 확산도 이러한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혈연이나 신분이 아닌 법과 제도에 의한 통치가 강조되면서, 능력주의적 인재 등용이 보편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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