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내제화 포기하는 포르쉐
포르쉐가 전기차 수요 부진과 규모의 경제 부족을 이유로 자체 배터리 생산 프로젝트 ‘셀포스’를 중단하고, 배터리 셀 연구·개발 중심으로 재편한다. 독일 키르헨텔린스푸르트 공장 증설과 제2 공장 계획은 접히고, 내부 생산 대신 외부 조달·파트너십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블루메 CEO는 전기차 전략 자체는 유지하되, 배터리 내재화는 경제성이 낮아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 공장 부재로 인한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미성숙을 ‘도전적 환경’으로 지목했다.
결과적으로 포르쉐는 고성능 EV 포지셔닝은 유지하되 핵심 부품의 수직계열화 속도를 늦추는 ‘선택적 내재화’ 전략으로 수정했다. 유럽의 배터리 자급화 구상은 추가 부담을 안게 되었고, 포르쉐는 기술 선도보다 원가·수요·정책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르쉐 전략은 결론적으로 과거 금나라가 내수를 강화하기보다 조공을 통해 국가 재정을 채우는 합리적 판단을 한 것과 비슷하다. 그 결과 막강한 군사력을 가졌던 금나라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요, 북송을 정복하며 중원의 패자가 된 금나라
여진족 아골타가 창건한 금나라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국 북부를 지배하는 패권국으로 급부상했다. 금나라의 중원 진출은 두 단계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먼저 요나라를 군사적으로 압도하여 멸망시키며 중국 북동부 지역을 장악했다.이어서 금나라는 북송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금군의 빠른 공격으로 북송의 수도 개봉이 함락되었고, 북송의 두 황제까지 포로로 잡혀가는 굴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북송은 완전히 멸망했으며, 남쪽으로 도피한 잔존 세력만이 남송을 건국할 수 있었다.금나라는 이러한 연이은 정복 전쟁을 통해 중국 북부 전체를 장악하고, 중원의 새로운 지배자로서 위상을 확립했다. 요나라와 북송이라는 두 강력한 왕조를 차례로 무너뜨린 금나라의 군사적 역량은 당시 동아시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기존의 중원 왕조들을 압도한 금나라의 등장은 중국사에서 또 다시 북방 민족이 중원을 지배하는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남송의 조공에 의지하며 몰락한 금나라
중원의 패자로 군림했던 금나라였지만, 남송과의 관계에서 나타난 구조적 모순은 결국 자신들의 멸망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었다. 금나라는 남송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며, 매년 은과 비단을 조공받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표면적으로는 금나라가 남송을 조공국으로 삼아 상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의존 관계가 형성되었다. 남송의 조공은 금나라 국고 확보에 단기적으로 기여했으나, 이 조공의 상당 부분이 남송과의 무역을 통해 다시 유출되어 실질적인 경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금나라가 남송의 조공과 무역에 점점 의존하게 되면서 경제 구조의 취약성이 심화된 것이다.
이러한 의존적 관계는 금나라의 국력 약화로 이어졌다. 남송과 전쟁이 재개될 때마다 막대한 전쟁 비용이 발생했고, 조공과 무역이 중단되면 금나라는 장기전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했다. 결국 몽골 제국이 강성해지자 금나라는 이에 대응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1234년 몽골의 공격을 받아 120년 만에 멸망한 금나라의 최후는, 남송 조공 체제의 구조적 한계와 그로 인한 국가 역량 약화의 필연적 결과였다. 중원의 패자였던 금나라가 조공국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다가 몰락한 것은, 군사적 우위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배 체제를 구축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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