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커피 명칭으로 강대국을 알아낼 수 있다고?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료

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Ethiopia)의 칼디(Kaldi)라는 목동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염소들이 빨간 커피 열매를 먹고 흥분하여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한 칼디는 자신도 이 열매를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알렸고, 기분이 좋아지고 졸음을 방지해 주는 등 수양에 도움이 되는 신비의 열매로 알려지면서 이슬람 사원의 수행자들이 즐겨 찾는 음료가 됩니다. 이후 커피는 오스만 제국을 거쳐 유럽으로 확산되었으며, 미국을 통해 전 세계인이 즐겨 찾는 음료가 되었습니다. 과거 커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커피의 명칭에 따라 시대별 세계를 호령했던 국가에 대해 알아봅시다.

(좌)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는 오스만인 (우) 오스만인이 뜨거운 모래에 커피를 끓였다

전 유럽을 사로잡은 오스만제국의 기호 식품 ‘카흐베(Kahve)'

오스만 제국은 지금의 튀르키예 지역의 작은 국가에서 시작하여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3대륙을 걸쳐 영토를 확장하며 대제국으로 성장합니다. 본격적인 정복 전쟁을 벌이면서 우연히 현재 예멘의 모카라는 항구 지역을 정복하게 됩니다. 그곳은 커피가 재배되는 유일한 지역이었습니다. 커피 맛을 본 오스만 귀족들은 너무 맛있어서 커피를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로 가져옵니다. 곧 커피는 귀족들이 즐겨 마시며 유행처럼 번져갔습니다. 상류층을 넘어 일반 서민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각국의 상인들이 왕래하던 무역 국가였습니다. 그들은 오스만 제국에서 커피를 마셔보고 너무 맛있었는지 이름을 물었습니다. 그들은 '카흐베'라는 말을 듣고 전 세계에 오스만 커피를 알렸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커피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철저하게 생산부터 판매까지 통제하였습니다. 커피는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유럽에 가장 인기 있는 차로 자리매김합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표준어로 만든 명칭 '커피(coffee)'

유럽인이 인도에 가기 위해서는 지중해를 넘어가야 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지중해를 장악하면서 재해권 및 무역에 대한 이권을 챙기며 비싼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유럽 국가는 비싼 통행료를 내는 대신 인도로 가는 새로운 항해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하여 유럽 각 나라는 아메리카부터 동남아까지 신대륙을 발견하였고, 그곳에 식민지를 건설합니다. 유럽인은 돈이 될 작물을 심고 키웠습니다. 그중 하나가 커피였고, 현재 동남아 지역에 있는 자바섬, 멕시코, 남미 지역이 대표적 커피 생산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유럽 제국은 식민지를 두고 싸웠으며, 최후의 승자는 해상권을 장악하게 된 영국이었습니다. 이후 영국은 각 식민지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팔고 막대한 수익을 얻어 번영하게 됩니다. 이 당시 영국의 영토는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곳곳에 있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을 얻게 됩니다. 영국의 문화를 최고의 문화라 생각하는 사대 의식도 식민지국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영국 귀족들이 즐겨 먹던 오스만 커피는 이제 영국식 명칭인 '커피(coffee)'로 불리며 현재까지 쓰이게 됩니다.

21세기 가장 강력한 국가 미국이 만들어낸 '아메리카노(americano)'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독립하여 현재 세계 최강 대국 지위를 누리고 있는 국가입니다. 미국은 세계 1, 2차 대전이 유럽에서 발발하자 승전국인 연합군 편에 군수물자를 지원하며 큰 성장을 이룹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미국은 전 세계의 금융과 석유를 통제하였고 막대한 부를 쌓습니다. 미국 자본이 유럽과 아시아에 흘러 들어가면서 미국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습니다. 현재 세계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기축통화란 국제단위의 거래 시 기본으로 사용되는 통화입니다. 미국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쳤고, 영국에서 즐겨 마시던 커피마저도 미국식 명칭으로 바꿉니다. 지금의 '아메리카노(americano)'는 미국식 커피란 뜻으로 불립니다. 전 세계 어느 커피숍을 가도 아메리카노라는 메뉴를 볼 수 있듯이, 미국의 영향력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커피 이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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