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일반적으로 요식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시장이라 여겨져 왔다.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맛있는 요리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데다 적은 자본에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시 TV 인기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본 적 있는가? 그 프로그램에서는 만만하게 요식 사업에 도전했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 사장들의 면면을 보여준다. 요식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다.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고 달려들었다가는 성공하기 어려운 ‘레드오션 업종’이라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로봇 기업들은 요식 시장을 로봇이 맹활약할 수 있는 ‘블루오션 업종’으로 보고 있다. 로봇이 커피를 내리고 핫도그도 만들며 치킨을 튀길 수도 있다. 로봇이 맛있는 요리를 척척 해내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도 있다.
사람보단 로봇
로봇 기업들은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는 요식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요식업 업주들은 음식값 올리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음식값을 올리면 손님이 뚝 떨어져 영업 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식업소들은 인건비 경감을 회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면 CJ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압박이 커지자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사모펀드에 처분하고, 확보한 자금을 냉동식품 생산 설비에 투자하였다. CJ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맞춰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비고 브랜드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로봇 기업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빙 로봇을 시작으로 요리하는 로봇 팔까지 식당에 설치하면서 데이터를 쌓고 있다. 로봇은 24시간 동안 단순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소상공인 인건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시골 할아버지 집 근처에는 작은 항구가 있는데, 최근 제법 규모가 있는 횟집에 들어갔더니 서빙하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고 있었다. 업주에게 왜 서빙 로봇을 쓰는지 물어보았다. 사장님 왈, 인건비가 싼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것보다 로봇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란다. 요식업종에 투입된 로봇이 인건비를 줄일 것이라는 로봇 기업의 전략은 적중한 것이다.
요리연구가를 고용하는 수상한 로봇기업
로봇은 일정한 작업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다. 프로그램만 입력하면 사람처럼 같은 요리를 반복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로봇 기업은 회사에 뛰어난 요리 연구가를 고용, 로봇이 요리할 수 있을 만큼 요리의 공정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때 요리 연구가는 음식을 계량하고 만드는 작업을 단순화한다. 이처럼 로봇 기업이 세계 최고 요리사들의 지식을 데이터화한다면 요식 업장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이 요리를 척척 해 낼 것이다. 로봇이 만든 요리는 언제나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또 같은 가격에 신선함까지 있다면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음식 잘 만드는 로봇이 일하는 식당을 찾아 나설 것이다. 어떤 로봇이 일하느냐가 소비자의 식당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뜻이다. 이는 로봇이 요식업소의 승패를 좌우할 날이 머잖았음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주부가 되길 원하는 로봇기업
로봇 기업은 요식 시장에서 만든 데이터를 통해서 로봇을 소형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소형 로봇이 주방에 들어와서 요리를 대신하기 시작할 때를 상상해 보자. 당연히 삼시세끼를 식구들에게 먹여야 하는 주부들 입장에서는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바뀐다. 로봇이 요리하는 동안 주부는 그 시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유용한 일을 해낼 수 있다. 또 프로그램 입력을 통해 로봇이 식구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해 낼 수 있어서 남겨지는 음식도 확 줄어들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드니 로봇이 친환경 지킴이 역할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신혼부부들의 혼수 품목에 요리 로봇이 차지할지도 모른다. 로봇 기업은 구독 경제를 통해서 로봇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다양한 요리 레시피까지 업데이트시켜주며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다. 결국 로봇 기업은 향후 요식 시장을 ‘로봇의 주부화’를 위한 테스트 시장으로 활용할 것이다.
로봇의 발전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인간은 로봇에게 직업을 빼앗길 수도 있다. 반면에 로봇과 차별을 두기 위한 인간의 치열한 생존 전략으로 또 다른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전쟁은 양날의 검이다.
인류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급격한 문명 발전의 파생품도 만들었다.
요리 로봇이 요식업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반면 요식 사업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릴 촉매제 역할도 할 것이다.
이처럼 로봇산업이 요식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에 영향을 끼칠 날이 우리 코앞에 와 있다.
미래의 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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