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에선 사진 통해 외모 확인
조선시대 남녀 간의 혼사는 부모님이 결정했다. 이러다 보니 첫날밤에서야 겨우 배우자의 얼굴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다 점차 맞선을 보는 문화로 바뀌었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젊은이들은 부모님의 간섭에서 벗어나 주변 지인들에게 이성을 소개받는 소개팅을 선호했다. 최근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개팅이라는 부담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만나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을 선호한다. 소개받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외모. 첫 느낌이 중요하다 보니 소개받는 사람의 인스타나 카톡 프로필 사진도 찾아본 뒤 소개팅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소개팅에서 사진이 필수가 된 이유를 역사 속에서 알아보자.
양기 왕성한 단옷날 여성도 외출 가능
여성들의 외출이 엄격히 통제되던 조선 시대에도 단옷날만은 외출이 자유롭게 허락되었다.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는 일 년 중에서 가장 양기(陽氣)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왔고, 이날 전국에서 여러 가지 행사가 펼쳐졌다. 여성들은 음식을 장만하여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했다. 또 창포 이슬을 받아 화장수로도 사용하고 창포를 삶은 창포탕(菖蒲湯) 물에 머리를 감기도 했다. 단오장(端午粧)이라 하여 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 삼아 머리에 꽂기도 하였으며, 양쪽에 붉게 연지를 바르거나 비녀에 壽(수)·福(복)자를 써서 복을 빌기도 하였다. 붉은색은 양기를 상징해서 악귀를 쫓는 기능이 있다고 믿어 연지를 발랐다. 이날만큼은 여성들은 마음껏 자신을 꾸미고 집 밖으로 나와 그네타기를 즐길 수 있었다. 실록에 남녀가 같이 그네를 탔다는 기록이 있다. 또 춘향전에서 이몽룡과 성춘향의 만난 날을 단옷날로 설정한 것은 남녀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청춘남녀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단옷날의 풍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와이 이주민 결혼하려면 사진 먼저
미국 하와이의 광활한 농장에서 수수 농사를 지으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당시 한국인의 근면성을 확인한 제물포 웨슬리메모리얼교회(현재 인천 내리교회) 담임 목사 조지 존스(G.H Jones)는 궁핍하게 지내는 조선 서민들에게 하와이로 이민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도록 권했다. 그렇게 해서 1902년 120여 명이 하와이로 떠났다. 존스 목사의 예상대로 이주민들은 하와이에서 열심히 일했고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자 결혼할 배우자를 찾아야 했다. 하와이에서는 동포 여성을 만나기 어려워 고국에 있는 배우자감을 찾아야 했던 것. 그러나 하와이 이주민들도 중매인의 말만 듣고 덜컥 결혼할 순 없었다.
그래서 결혼 상대의 배우자 사진을 첨부해서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중매인들은 멀리 있어도 사진만 있다면 거리와 상관없이 선을 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선 광복 후 많은 이주민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고 선을 볼 때 상대방의 사진을 꼭 보고 진행하는 요식행위가 생기기 시작했다. 남녀 간 사랑이 싹트려면 일단 서로 눈으로 얼굴을 보고 호감이 생겨야 마음도 열렸던 것 같다.
조선 시대 여성들에겐 단옷날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명절’이었다.
단옷날만은 여성에게 외출이 허용되었고,
자연스러운 이성 만남도 가능했다.
조선말 이역만리로 떠난 하와이 초기 이주자들은
동포 여성을 결혼 상대로 찾기 위해 사진을 요구했고,
나중에는 외모를 직접 보고 배우자로 선택하려는 맞선이 유행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개팅이나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배우자감을 찾고 있다.
남녀의 만남은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국의 시대별 결혼 풍습을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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