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문화를 자국의 방식으로 발전시킨 로마
로마는 기원전 753년에 이탈리아의 소도시에서 출발했다. 주변 도시를 정복하면서 지중해권까지 장악하며 유럽의 강자로 부상했던 로마는 그리스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실용주의를 선택했다. 좋은 문화는 받아들여 자국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형태가 로마의 번영을 가져왔다. 로마가 유럽사에 미친 영향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 으뜸이라면 와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스의 특산품인 와인을 유럽인이 사랑하는 술로 거듭나게 했던 로마 기술의 역사를 살펴보자.
전쟁 무기로 쓰인 나무통이 와인을 숙성시키다
유럽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에 가면 오크통을 볼 수 있다. 오크통에 와인을 담으면 나무 성분 분자가 와인에 녹아들어 함께 발효되면서 맛과 풍미를 한 번 더 끌어올리게 된다. 와인의 풍미를 높이는 오크통은 처음에 로마 군사를 죽이기 위한 무기로 발명되었다. 로마는 갈리아 지방(지금의 프랑스)을 정복하기 위해 게르만족과 싸우게 되었다. 당시 중무장한 로마의 보병은 세계 최강이었는데 게르만족은 보병의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언덕에서 나무통을 굴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로마인들은 게르만족이 굴린 나무통에 좋아하는 와인을 며칠간 보관하게 되었는데 맛이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와인을 나무통에 숙성시키게 되었다.
유리 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된 와인
그리스의 와인이 로마에 전해지면서 와인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한다. 로마는 정복한 갈리아 지방에 포도를 심고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로마는 갈리아 지방에서 생산된 와인을 각 도시에 팔기 위한 저장 용기가 필요했다. 유리 제조 기술이 발전을 시작했고, 와인병과 와인잔이 독일 쾰른 지방에서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갈리아 지방에서 생산된 와인이 로마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에 팔리기 시작하면서 유럽에 와인이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스 특산품 와인에 푹 파진 로마인은
게르만족이 무기로 쓴 나무통과 유리 제조 기술을 활용하여
로마 제국의 도시에 와인을 팔기 시작하였다.
이후 와인은 유럽 주류시장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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