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만큼 훌륭한 '정부인 장씨'
장계향(張桂香)은 조선 중기의 여성 서화가이다. 『장씨실기(張氏實記)』의 기록에 따르면, "장씨는 열 살 전후에 문예에 두루 통달하여 배우지 않아도 능했으니, 그 읊조리는 시에 나타나고 붓끝으로 써내는 것은 풍아(風雅)의 체와 종요(鍾繇)와 위부인(衛夫人)의 법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장과 글씨는 아녀자의 직분이 아니라고 하여 마침내 그만두고 하지 않았으니 아름다운 문장과 뛰어난 필적이 세상에 많이 전해지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장계향은 조선시대에 태어나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진 못했다. 하지만 자녀를 훌륭하게 교육해 아들 이현일(李玄逸)은 훗날 이조판서를 지냈으며, 자녀들은 당대의 석학으로 길러졌다. 이후 장씨는 자녀를 훌륭하게 길러낸 공을 인정받아 정부인(貞夫人)의 품계가 내려졌고 '정부인 장씨'로 불렸다. 정부인 장씨의 자녀 교육법을 살펴보자.
공부에 앞서 인성을 강조한 교육
장계향은 “너희들이 비록 글 잘한다는 소리가 있지만 나는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선행했다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기뻐하여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녀들에게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장씨는 부친을 통해 〈소학〉의 본질을 배우며 출세하기 위한 공부는 빛 좋은 개살구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자녀들에게도 공부보다는 먼저 행동거지를 중요하게 여기도록 했다. 공부만 잘하면 자녀의 잘못된 행동도 이해하고 넘어가 버리는 부모들은 장계향의 자녀 교육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장계향은 인성을 강조하며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도록 교육 했다. 일곱 자녀가 당대의 뛰어난 석학으로 자라는 토대를 만들었다. 자녀들이 빛나자 자연스럽게 장계향의 이름도 왕의 편전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정부인의 품계까지 내려지게 되었다.
돈보다는 의리를 중요시한 교육
“사람이 몸을 가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게 재물이나 물고기는 향기로운 미끼 때문에 죽고 선비의 아름다운 이름은 재물로 상한다. 재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떠나서는 값이 없다. 남이 모두 넉넉할 때 내 재물이 많은 것은 자랑과 여유가 되지만 남이 모두 없는데 홀로 많이 가짐은 재앙일 뿐이다. 남이 모두 굶는데 홀로 가득한 곳간은 마침내 화를 부르는 문이 될 뿐이니 너희는 그 이치를 알아 재물을 대하도록 하라. 의리는 무거운 것이고 재물은 가벼운 것이니, 재물은 지금 없다 하더라도 뒷날에 다시 생겨날 수 있으나 의리는 한번 깨어지면 되살리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찌 무거운 것을 버리고 가벼운 것을 취하는가.”라고 장계향은 말하였다. 장계향의 시아버지는 운악 이함(李涵)이였다. 운악 이함은 돈보다 의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며느리에게 보여준 인물이다. 시아버지의 삶을 돌아보며 돈을 잃어도 사람을 잃지 않으면 후대까지 덕이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자녀에게 의리를 강조하였다. 장계향의 후손들은 조선에 뛰어난 학자로 성장하여 재령 이씨를 조선의 명문가 집안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하였다.
장계향은 조선 시대에 여자라는 성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자녀 교육에 힘썼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나라에서 그녀에게
정부인이라는 품계까지 내렸다.
장계향의 자녀 교육은 출세와 부만을 강조하는
이 시대 부모들의 자녀 교육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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