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핵심 파악하기 : 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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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보문고]

이런 가정을 해보자. 당신은 지금 심한 심장병을 앓고 있고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 그런데 이 수술은 엄청나게 어렵고 힘들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수술의 생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신은 의사에게 묻고, 의사는 “이 수술을 받은 사람 100명 가운데 90명은 5년 뒤까지 생존합니다”라고 말한다. 자,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의사가 한 말에 위안받아 당신은 두려움 없이 그 수술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의사가 하는 답변의 틀을 다소 다르게 짠다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의사가 “이 수술을 받은 사람 100명 가운데 10명은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합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이 경우 당신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두려움을 느끼고 수술을 받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꽤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은 ‘100명 가운데 90명이 생존한다’는 정보와 ‘100명 가운데 10명이 사망한다’는 정보가 내용상 동일함에도 두 가지에 완전히 다르게 반응하는데, 이런 사실은 수많은 실험에서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조차 질문이나 문제를 제시하는 틀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이나 판단이 달라지는 현상인 프레이밍 효과에 휘둘린다. 의사들은 ‘100명 가운데 10명이 사망한다’는 말을 들을 때보다 ‘100명 가운데 90명이 생존한다’는 말을 들을 때 해당 수술을 더 많이 추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상 유지 편향과 매우 비슷하게도 프레이밍 효과는 때때로 다소 멍하고 수동적인 의사 결정자가 되곤 하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한층 악화된다. 자신이 직면한 과제의 틀을 새로 짤 때 전혀 다른 해결책이 나오는지 따로 살피는 번거로운 확인 과정을 굳이 거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이 앞뒤가 맞아떨어지는 일관성을 확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현실에 존재하는 앞뒤가 다른 모순을 어떻게 이해할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짜여진 틀 자체가 강력한 넛지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 가장 적절한 틀을 선택해야 함을 암시한다.

출처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H. 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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