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자리 찾는 풍수지리
집을 짓거나 묘를 쓸 때 풍수지리를 살피는 경우가 현대에도 종종 있다. 풍수지리(風水地理)란 땅의 지형을 통해 음양오행(陰陽五行)에 맞춰 사람이 살기 좋은 자리를 찾는 것을 일컫는다. 풍수지리가 과학적인 검증이 없기에 미신이라고 하지만 동양은 음양오행 사상을 고대부터 중요시했고 그 문화권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심지어 아파트를 살 때도 풍수지리를 살피며 집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풍수지리를 무시하고 집을 지어 희비가 엇갈렸던 두 왕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도선 대사 조언 따라 집 지은 왕륭
왕륭(王隆)은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王建)의 아버지다. 어느 날 왕륭이 송악(개성)에 집을 짓고 있었다. 한 명의 스님이 그곳을 지나가며 "기장을 심어야 할 곳에 어찌 삼을 심었을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스님의 말을 들은 아내는 남편 왕륭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리자마자 스님을 찾아 나섰다. 왕륭은 스님이 도선(道詵)대사라는 사실을 알고 집을 짓는 데 조언을 구했다. 도선대사의 말대로 왕륭은 송악에 집을 지었다. 장차 이 집안에 나라를 세울 아들이 나올 것이며 이름을 건이라고 지으라 했다. 훗날 도선대사를 만난 지 1년이 지나 아들을 얻었고 그가 바로 고려 태조 왕건이 된다. 훗날 고려 왕궁을 개성에 세우는데 도선대사가 "이곳이 앞으로 800년은 이 나라의 운수를 지탱할 곳이니 축하할 만한 일이로다."라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남쪽으로 안개가 걷히면서 한양과 삼각산(북한산)이 우뚝하게 넘어다 보였는데, 도선은 이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탄식하기를 "저 삼각산은 봉우리가 진방(辰方)에 있어 마치 도둑놈의 깃발처럼 되었으니 400년이 지나면 이 나라의 큰 운수는 장차 저 산 밑으로 옮겨갈 것이로다."라고 말하고는 돌개(石犬) 75마리를 만들어 진방을 향해 세워서 마치 도둑놈을 지키는 형세를 만들었다고 한다. 고려는 475년에 멸망하고 도선대사가 말한 한양에 이씨 왕조 조선이 들어서게 된다.
최악의 위치 조건 수도를 선택한 궁예
궁예(弓裔)는 통일 신라 말기 혼란한 시기에 송악을 근거지로 하여 봉기한다. 송악의 패서 귀족 중에는 태조 왕건과 그의 아버지 왕륭도 포함되어 있었다. 궁예는 빠르게 세력 확장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세력이 미약한 궁예는 호족들이 중심인 곳을 수도로 삼을 수 없어 한반도의 중심인 철원에 수도를 세운다. 이곳은 그야말로 수도로써 최악의 위치 조건이었는데 수도를 선택할 당시 도선이 쓴 도참설(圖讖說)에 "금학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300년을 지속할 것이며, 고암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30년밖에 유지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쓰여있었다 한다. 궁예는 도선대사가 쓴 책을 따르지 않고 고암산에 궁궐을 지었고 결국 태봉국은 17년을 넘기지 못했다.
풍수지리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학문이다.
그러나 과거 풍수리지의 원조 격인 도선대사의 말을 따른
태조 왕건은 475년이나 명맥을 유지하는 고려를 세운 태조가 되었다.
반면 궁예는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아
17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태봉국의 태조로 남게 되었다.
한국 설화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를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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