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모질게 대한다고 나쁜 부모일까?
'나쁜 엄마'라는 제목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드라마가 있다. 주인공의 엄마는 세상 물정 모르는 착한 엄마였다. 그러나 부정부패한 사람들의 이권 개입으로 남편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다. 주인공의 엄마는 남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아들을 검사로 키우려고 공부만 강요했다. 하지만 아들은 자기 잇속만 챙기는 비리 검사로 성장한다. 아들은 교통사고로 7세 지능으로 돌아가게 되고 엄마는 아들이 검사로 살아온 행적을 보며 어린 시절 가혹하게 훈육했던 일을 마음 아파한다. 요즘 부모는 자녀가 잘되길 바라며 공부만 외치는 바람에 자녀의 인성은 망가져 가고 있다. 과거에도 자녀를 모질게 대했던 부모들이 있었다. 그 이유가 자식의 미래를 위한 마음보다 대의를 더 우선으로 했던 부모였기에 모질진 않았을지 살펴보자.
당나라로 단호하게 보낸 아버지
최치원(崔致遠)은 통일 신라 말기 이름을 날린 문장가이자 대학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라는 골품제를 통해 국가를 운영하였다. 최치원은 뛰어난 인재였지만 신분의 한계를 넘을 수 없는 육두품 출신이었다. 그러나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 신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최치원의 아버지는 12살 아들을 당나라로 유학을 보낸다. 그는 당나라로 떠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십 년 동안 공부해서 과거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라 하지 마라. 나도 아들을 두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가서 열심히 공부하거라”
부모와 자식 간의 천륜을 어느 누가 쉽게 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최치원이 쓴 '계원필경(桂苑筆耕)'에는 아들의 미래를 염려한 아버지가 단호한 말로 보냈다고 적혀있다. 훗날 최치원은 당나라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두 번 만에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신라로 금의환향하였다.
아들의 사형 판결 항소를 막은 어머니
안중근 선생은 전략적으로 조선을 일본의 식민 지배하에 두게 만든 조선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에서 사살했다. 안중근은 이토를 죽인 죄로 중국의 뤼순감옥에 투옥되었고 일본의 부당한 판결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안중근 선생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다음과 같이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어떤 부모가 자식의 죽음을 원하겠냐마는 조마리아 여사는 대의를 위한 나머지 목숨을 일본에 구걸하지 말라고 하였다. 조마리아 여사처럼 강직한 부모 밑에서 큰 후손들은 조선 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웠고 결국 독립하게 되었다.
대의를 위해 천륜을 끊어내는 심정으로
자식에게 모질게 대한 부모를 과연 나쁜 부모라고 할 수 있을까?
최치원의 아버지는 아들이 당나라에서 과거 합격을 하지 않으면 천륜을 끊는다고 했다.
조마리아 여사는 아들 안중근에게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고 편지를 보냈다.
모질게 자식을 대한 부모지만 그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크지 않았을까?
효도에 관한 글을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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