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이라는 칭호의 숨은 뜻은?

 

국가 최고 책임자 뜻하는 재상

재상(宰相)은 왕을 보필하며 한 나라의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최고 담당자이다. 한국에서 대통령을 왕이라 한다면 국무총리가 재상인 셈이다. 과거 국정운영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재상을 뽑아야 했다. 또 역사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기록에 남긴 수많은 재상들도 존재한다. 이처럼 높은 직위를 가진 재상이란 단어는 사실 고대 사회의 요리사를 지칭했다. 요리사를 뜻하다가 한 나라의 최고책임자로 의미가 바뀐 과정을 살펴보자.

 

그림 제목: 이윤경신 (고대 중국 하나라 명재상 이윤은 요리사 출신이었다.) 출처:국립중앙박물관

재상의 본래 의미

‘재宰’는 ‘집 면宀’ 자 아래에 ‘매울 신辛’ 자로 이뤄져 있는데, 높은 벼슬이라는 의미 이전에 다른 뜻으로 쓰였다. ‘신’은 주로 맵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허물, 죄’라는 뜻도 있다. 한나라 때의 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죄인이 고통스러워 울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라고 한다. 그러니까 ‘재’는 집안에서 일하는 죄인이라는 뜻으로, 고대 귀족 가문에서 집안일을 총괄하는 사람 혹은 주방을 도맡아서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글자다. ‘상相’ 또한 ‘서로’라는 뜻 이외에 보좌하고 시중든다는 의미가 있다. 이처럼 재상이라는 단어는 11세기에 '천관총재(天官冢宰)'라는 벼슬에서 시작되었다. 고대 국가에서 천관총재는 조상과 신에게 제사 음식을 장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시대를 거듭하며 재상은 국정을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로 불리게 되었다.

 

고대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였던 요리사

고대 사회는 씨족 사회였다. 씨족의 족장이 왕이었고 씨족 사회에서 먹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고대 아시아에서는 조상에 대한 제사를 중요시했다. 그리하여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이 족장이었고 제사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그다음으로 중요한 위치였다. 음식을 만들고 배분하는 데까지 고대 요리사의 업무는 막중한 역할이었다. 현대에서 요리사는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지만 과거에는 아무나 요리사가 될 수 없었다.

 

 

고대 씨족 사회에서 요리사인 재상은 제사 음식을 만드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제사장 다음으로 중요한 직위였고
요리한 음식을 분배하는 섬세한 역할까지 했다.
고대 국가에 이르러 재상은 국정 운영 최고책임자로 변모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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