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씨 왕후처럼 형사취수제로 운명을 바꾼 인물은?

 

살아 남기 위한 우씨 왕후의 전략

우씨 왕후(王后 于氏)는 두 번이나 고구려 왕후로 살았던 인물입니다. 한족 중심 유교문화에서는 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은 금기시하였습니다. 반면 고대 북방 민족은 남자가 사냥 또는 전쟁으로 일찍 죽는 경우가 많았고, 미망인이 되어 자녀와 함께 홀로 남는 여성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형사취수제(兄死聚嫂制)라는 관습을 만들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게 합니다. 지금은 금기시되는 과거의 관습을 이용해 극적으로 운명을 바꾼 인물이 우씨 왕후입니다. 고국천왕(故國川王)이 죽자 우씨 왕후는 자신의 안위를 지켜줄 보호자를 찾기 위해 고국천왕의 동생들을 하나씩 야심한 밤에 찾아갑니다. 제일 먼저 우씨왕후는 고국천왕 다음으로 재위를 이어받는 게 확실시되는 둘째 동생 발기(發岐)의 집에 찾아갔습니다. 발기는 자신이 다음 보위에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 야심한 밤에 찾아온 우씨 왕후에게 면박을 주며 돌려보냅니다. 기분이 상한 우씨 왕후는 셋째 동생 연우(延優)를 찾았고 그는 그녀를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우씨 왕후는 자신을 보호해 줄 대상 셋째 동생 연우라는 사실을 알고 현재 남편 고국천왕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며 같이 궁궐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연우는 산상왕(山上王)이 되었고 우씨 왕후는 위기 속에 있던 자신을 스스로 지켜냈습니다.

드리마 우씨 왕후 포스터 출처:티빙

흉노족 부자의 아내가 된 왕소군 

왕소군(王昭君)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사상 중국 4대 미녀에 꼽힐 정도로 외모가 출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전한 원제인 효원황제(孝元皇帝)의 눈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원제는 후궁이 많아서 화공에게 후궁의 그림을 그려오라고 하였습니다. 원제는 초상화를 보고 누구와 동침할지 결정하였습니다. 후궁들은 화공에게 뇌물을 바쳐서 이쁘게 그려달라 요청했지만, 왕소군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화공은 왕소군을 이쁘게 그려주지 않았고 원제의 눈에 들지 못했습니다. 흉노족 호한야선우(呼韩邪单于)가 한나라에 여자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하자 한나라는 왕소군을 보냅니다. 원제는 흉노에게 가는 날 왕소군을 처음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감탄해 탄식하며 보냈습니다. 호한야선우는 한나라가 아름다운 왕소군을 보내준 것에 고마워하며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그가 사망하자, 당시 흉노의 관습대로 아들 복주류약제선우(復株絫若鞮單于)의 처가 되어 둘째 딸을 낳았습니다. 그녀는 한나라에서 흉노에게 보내져 유복한 생활을 하며 이후 72세가 되던 해에 병을 얻어 돌무덤에 안장되었습니다. 그 무덤을 일컬어 소군묘(昭君墓) 혹은 청총(靑塚)이라고 부릅니다.

 

고대 중국 4대미녀중 한명 왕소군

형제의 아내가 되어 아들의 왕권을 지켜낸 효장문황후

효장문황후(孝莊文皇后)는 청나라 홍타이지(崇德帝)의 아내입니다. 홍타이지는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준 왕이기도 합니다. 인조 때 조선을 침략해 삼전도(三田渡)의 굴욕을 보게 한 인물입니다. 누르하치(天命帝)를 이어 영토를 확장하던 홍타이지가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하며 후사를 정해두지 않아 청나라는 혼돈에 휩싸입니다. 홍타이지의 장자 호격(豪格)과 홍타이지의 이복동생 도르곤이 황권을 가지고 극한 대립을 합니다. 도르곤은 내부의 대립이 곧 청나라의 멸망이라 말하며 장자가 승계하되 장남이 아닌 효장문황후의 어린 아들이 황제가 되는 조건을 내세웁니다. 두 세력은 극적으로 합의를 보며 효장문황후의 아들 순치제(順治帝)가 황제가 됩니다. 효장문황후는 자신의 아들을 황제로 세우기 위해 남편의 이복동생에게 정조를 바쳐야 했습니다. 그녀는 뛰어난 명장 도르곤과 비공식적으로 부부로 지내며 아들 순치제의 황권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만주족이 고구려 관습을 이어받아 형사취수제를 따르고 있었으나, 효장문황후는 유교 사상이 강했던 중국 한족 관리들에게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효장문황후는 뛰어난 정치적 판단으로 아들 순치제, 중국 최대 명군인 손자 강희제(康熙帝)가 황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였고 청나라가 300년의 역사를 이어갈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청나라 효장문황후 출처:네이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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