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 의대 정원으로 대치하고 있어
한국의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소도시는 의료인력이 절실히 부족한 상태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려서 지방에 부족한 인력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의대 정원을 통제하려는 의사협회와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아 대치 중이다. 의사협회가 내세우는 주장에 일리는 있으나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서 집단 이기주의에 내몰리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조선시대 변호사 역할을 한 외지부
외지부(外知部)는 조선시대 변호사라 불리었다. 현재 변호사라 하면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지만 조선시대에 외지부는 사대부를 상대로 소송하는 경우가 많았고 신분도 양반보다 낮아 하찮게 여겼다. 그러나 사대부의 잘못된 행태에 하소연할 곳이 없던 노비나 양인은 외지부를 통해서 소송을 시작했다. 조정 대신들은 송사에 휘말리자, 외지부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들은 눈엣가시 같은 외지부를 죄인 취급하며 잡아들여 변방으로 쫓아냈다. 쫓겨난 외지부는 세월이 흘러 각 지방에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백성의 변호인이 되어주었다. 외지부는 구한말까지 죄인 취급을 받았으나 다양한 분야의 송사에 외지부가 하나둘씩 참여했고 일제 강점기에 변호인 법이 통과되었다. 외지부는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불리며 오늘날 고소득자이면서 사회지도층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집단 이기주의에 쌓여 사리사욕을 탐하던 조정 대신들은 시대가 변화면서 외지부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되었다.
경강상인과 경쟁으로 얼음의 독점권 행사하던 빙계 사라져
제빙기에서 얼음이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현대와 달리 조선시대에는 한겨울 한강에 언 얼음을 저장고에 저장하여 여름에 꺼내 먹었다. 고대부터 여름이 되면 얼음은 귀한 대접을 받아 왕이 신하에게 하사는 선물 중 하나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여름에 얼음 수요가 상당하여, 얼음 가격에 따라 생선과 고기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겨울 한강에서 얼음을 채취하여 저장고에 저장하는 작업은 상당히 고된 일이었으나 돈벌이가 쏠쏠했다. 그리하여 얼음 장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빙계(氷契)가 생겨났고 조선은 빙계에게 얼음 공급의 독점권을 주며 필요한 얼음을 제공받았다. 한양을 중심으로 장사하는 경강상인은 얼음 사업에 마진이 큰 것을 알고 뒷배를 봐주는 사대부를 믿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빙계는 경강상인들이 얼음 공급에 참여하자 격쟁을 펼치며 얼음 공급의 독점권을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막대한 이권 사업이었던 얼음 사업은 빙계의 독점권을 초반에는 인정했으나 시간이 지나자, 얼음 사업을 민영화하게 되었다. 결국 빙계가 운영하던 빙고는 조선 후기에 사라지고 민간이 운영하는 '사빙고'만 살아남게 되었다.
집단 이기주의는 집단이 가진 큰 이득을 빼앗길 때 발생한다.
조선시대 조정 대신에 의해 변방으로 쫓겨난 외지부는
훗날 사회지도층이 되었다.
얼음 사업에 독점권을 행사하던 빙계는 경강상인이 경쟁자로 등장하며
독점권을 잃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집단 이기주의는 결국 득 보다 실이 많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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