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희곡과 한국 설화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의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곡 중 하나이다. 철천지원수인 두 집안의 자녀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둘은 첫눈에 반해 집안 어른들 몰래 결혼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게 되지만 후대에 여러 작품이 리메이크되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처럼 원수 집안의 자녀들이 서로 사랑에 빠져 혼인을 한 뒤 펼쳐지는 한국 설화를 알아보자.
선화공주 얻기 위해 서동요 퍼뜨린 백제 무왕
백제의 30대 무왕(武王)은 백제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왕이다. 그가 왕이 되기 전엔 신변의 위협을 받아 떠돌이 생활을 했는데 신라의 선화공주(善花公主)가 미녀로 소문났다는 사실을 알고 서라벌로 향했다. 그는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기 위해 꾀를 내어 서동요(薯童謠)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다. 선화공주가 외간 남자와 정(情)을 통했다는 서동요라는 노래가 경주에 퍼졌고, 선화공주 아버지 진평왕(眞平王)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진평왕은 선화공주를 궁 밖으로 내쫓았고, 무왕은 이 틈을 노려 선화공주를 백제로 데려갔다. 이후 그는 백제의 왕위에 오르자, 아내의 고국 신라와 끊임없는 전투를 벌였다. 선화공주는 사랑하는 남편이 자신의 아버지가 통치하는 국가를 공격하는 것을 지켜보며 마음 아파했고, 자기 아들 의자왕(義慈王)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적통성에 위협을 느껴 신라를 수세에 몰아넣어야만 했다. 선화공주가 진평왕의 딸이었는지 확인된 사실은 없다. 다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후대에도 전해지고 있다. 역사적 진실을 떠나 한국에도 오래 구전되는 재밌는 설화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호동왕자 위해 자명고 찢은 낙랑공주
고구려 3대 대무신왕(大武神王)의 왕자 호동(好童)이 옥저(沃沮)로 놀러 갔을 때, 낙랑왕(樂浪王) 최리(崔理)가 나왔다가 그를 보고 귀한 사람임을 알고 사위로 삼았다. 그 후 호동이 귀국하여 혼인 사실을 알렸고 대무신왕은 낙랑을 멸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낙랑에는 적군이 쳐들어오면 알아서 울리는 자명고(自鳴鼓)라는 북이 있었다. 대무신왕은 아들 호동에게 낙랑에 있는 자명고를 없애면 혼사를 허락한다고 낙랑공주에게 전하라 했다. 낙랑공주는 첫눈에 반한 호동왕자를 위해 고국의 안위와 직결된 자명고를 찢어버렸다. 고구려군이 침입했지만, 자명고는 울리지 않았고 낙랑군은 미처 전쟁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낙랑왕 최리는 자신을 배신한 딸 낙랑공주를 죽이고 고구려에 투항하였다. 호동왕자는 부부의 연을 맺으려 한 낙랑공주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고 말았다. 훗날 호동왕자도 왕후의 모함으로 자결하게 된다. 비운의 주인공이었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는 과거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엔딩을 보는 느낌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처럼
한국 역사 속에서도 재밌는 설화를 찾아볼 수 있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 설화, 고구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설화같이
한국 역사 속 설화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버금가는 이야기가 존재했다.
한국 역사 속 재밌는 사실을 청랑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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