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내려면 왜 경쟁자가 필요할까?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을 감싸는 부정적인 여론

현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황금세대라고 불린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가 컸지만, 대표팀은 체력적 한계와 팀 내부 불화로 인해 성적이 4강에서 멈췄다. 여론은 우승 실패의 요인이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에게 있다고 여겼다. 감독의 전술이 없고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탓으로 경질당했다. 또 일본은 자국 출신 감독을 쓰며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반해 한국은 외국인 감독에 의지한다는 비판도 한몫했다. 카타르 아시안컵 성적은 한국이 일본보다 나았지만, 일본의 준비를 배워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경쟁 상대에게 배워서 큰 성과를 냈던 사례를 살펴보자.

몽골 제국 대칸 칭키즈칸

친구이자 경쟁자에게서 배운 칭기즈칸

칭기즈칸(Chingiz Khan)은 몽골제국의 건국자이자 초대 칸이다. 그는 어릴 적 명문 귀족 출신 족장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암살당하자, 모든 것을 빼앗기고 노예가 되어 불운한 청년기를 보냈다. 힘없고 나약했던 칭기즈칸은 몽골에 큰 세력을 일군 명문 귀족장의 아들 자무카(Jamukha)를 우연한 기회로 친구의 연을 맺는다. 이후 자무카는 적에게 뺏긴 칭기즈칸의 아내를 찾아주는 한편 자신의 무리와 함께 지내며 보호해 주었다. 그동안 칭기즈칸은 자무카에게 전술부터 부족을 운영하는 능력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초원의 주인을 두고 둘은 영원한 친구가 될 수 없었다. 자무카와 칭기즈칸은 몽골 주인의 자리를 두고 싸웠다. 칭기즈칸은 자무카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2번의 큰 싸움에서 패하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 개선했고 결국 자무카를 이길 수 있었다. 칭기즈칸이 세계의 정복자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친구이며 경쟁자였던 자무카가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 장군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한니발의 뛰어난 전술을 배운 스키피오

스키피오(Scipio)는 한니발(Hannibal Barca) 장군의 침략에서 로마를 구하고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한 장군이다. 기원전 3세기 유럽의 중심이 되었던 지중해의 패권을 가지고 북아프리카에 번영하는 카르타고(Carthage)와 이탈리아반도의 떠오르는 신흥강자인 로마(Roma)가 포에니 1차 전쟁을 벌였다. 이 전쟁에서 패한 카르타고는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전쟁 당시 로마에 위협이 되었던 장군이 있었다. 그는 이베리아반도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은광을 개발하여 카르타고 재정에 도움을 주었으나 로마군에게 암살당했다. 훗날 그의 아들 중 한 명인 한니발이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로마를 정복할 목표를 세웠다. 한니발은 카르타고 군인과 용병 그리고 코끼리를 이끌고 험준한 알프스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북부에 예고도 없이 도착했다. 당황한 로마 정부는 군대를 칸나이(Cannae)에 급히 파견했으나 8만의 군대 중 5만 명이 하루 만에 몰살당하는 전례가 없는 전투가 벌어졌다. 그 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했던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뛰어난 전술에 감탄했다. 그 이후 그는 한니발 군대와 싸우고 패하며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로마군은 한니발 군대와 전면전을 피하며 지연 전술을 펼쳤다. 스키피오는 한니발을 본받아 그와 똑같은 전략을 구사했다. 로마군은 수적 우세를 이용하여 카르타고군을 무찌르고 한니발이 침략한 길을 따라 카르타고 식민지인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다.

 

 칭기즈칸과 스키피오는 자기 앞을 막는 경쟁자에게
좌절하기보다는 그들의 전략을 배웠다.
그리고 마침내 경쟁자를 뛰어넘어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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